1994.02 객석

비극과 희국 역할 자유릅게 넘나들며 오페라 무대 데뷔

맑은 미성과 빛나는 스질                                        

94 6월 한국 오페라단의 '카르멘' 공연 주역으로 국내에 처음소개될 재일교포 성악가 전월선 (田月仙). 후지와라 오페라단과 함께 일본 오페라계를 대표하는 니기카이(二基會) 오페라단에서 활약하고 있는

전월선은 유일한 재일 한국인 오페라 가수로 알려져있다.

개성이 강한 연기력과 뛰어난 성량을 가진 오페라 가수로 인정받고 있는 전월선이 세인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은 85. 두 편의오페라, 프랑크의 ''()  라벨의 '스페인의 한때'의 주역으로 오페라 데뷔 무대를 갖게 되었을 때였다.

장 콕토의 연극대본을 프랜시스 프랑크가 작곡한 오페라 ''은 옛 애인에게 버림받은 여인이 전화로 옛 애인에게 작별을 고하며 전화선으로 목을 감아 자살한다는 줄거리로 되어 있다.

5O여분에걸친 이 무겁고 우울한 분위기의 오페라는 완숙한 연기력을 필요로하며 독특한 빛깔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반면 프랑스 노만의 희극을 모리스 라벨이 작곡한 '스페인의 한때'는 프랑크의 ''의 분위기와 좋은 대조를 이룬다. 스페인 계통인 어머니의 영향을 엿볼 수 있는 스페인풍의 정열과 프랑스풍의        세련된 분위기가 합쳐진 희극이다.       

당시 두 오페라를 한무대에서 공연하기로 한 기획사측은 개성이  전혀 다른 두 개의 작품을 충분히 소화해낼 수 있는 연기력과 성량을 겸비한 가수를 찾기 위해 오디션을 실시했고, 전월선이 당당히 주역을 거머쥐게 되었다.

프로듀서의 의도대로 전월선은 두 오페라를 완벽하게 소화해냄으로써 오페라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재미있는 것은 두 개의 작품에서 내가 동시에 주연을 맡았다는것을 모르고 본 관객들이 많았었다는거요.

두 등장인물의 분위기와 성격이 너무나 틀려서 같은 가수가 연기했었다고는 믿기지 않았던 모양이에요.''

오페라 데뒤 무대에 관한 에피소드 하나만으로도 그의 연기력을 상상할 수 있을 정도다.

마이니치 신문에서는 그의 오페라 공연을 ,,무엇보다도 신인답지 않은 뛰어난 연기력과 가창력, 강한 개성이 돋보였다.,,고 평했으며, 이사히 신문에서도,,미성과 함게 무대에서 빛나는 그의 스타기질은 일본 오페라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후 전월선은 니기카이 오페라단을 중심으로 ,카르멘 ,살로메,나비부인,세빌랴의 이발사,피가로의 결흔,등 여러 오페라에서 주연으로 활약하였고, 그 외에도 콘서트와 리사이틀을 개최하였으며 베토벤의 9번 교향곡에서 독창을 맡기도 하였다.

85 4월에는 평양에서 열린 친선음악회에 참가하였고, 남북의 가곡을 레퍼토리로 하는리사이틀을 열어 주목받기도했다.

정열적이며 냉철한 자세, 자연스럽게 발산되는  음악재능

전월선의 리사이틀 데뷔는 오페라보다 두 해 앞선 83, 도쿄에서 이루어졌다.

2회 연속으로 가진 리사이틀에서 그는 이탈리아의 오페라 아리아와 한국가곡을 선보였다.

당시 일본의 음악전문지'음악의 벗'에서는 그의 리사이틀을''대단히 드라마틱한 소리다·

특히 후반의 토스카 아리아에서는 소리의 연기라는 면을 포함해 오페라다운 스릴까지 맛볼 수 있었다

고 표현하였다· 또한 아사히그라프지에서는작은 체구임에도 무대 위에 서면 이상하리만큼        위엄이 드러난다·

성량은 풍부하며 음정 또한 정확하다''고 평했다·

이때 그의 재능을 인정한 도코대학 교수들이 후원회를 만들어 물심양면으로 그를 밀어 주었다고 한다·

데뷔 시절부터 그가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성격에서도 나타나듯 정열적이고도 때로는 냉철한 자세' 그리고 숨길 수 없는무대 위의 재능이 빛을 발하고있기때문이다.

보통 재일교포 음악가들은 조총련계일 경우 북한에서, 민단일 경우 남한에서 공연을 갖는다.

분단이 가져온 현실이고 하나의 아이러니라 할 수 있다.

전월선은 단지 한국 출신의 음악가로서 남과북의 무대에 모두 서고 싶다는 소박한 회망을 갖고 있었고, 오페라 가수로서의 활동 영역을 넓혀보겠        다는 의지는 한국 공연으로 이어진것이다.

민족학교(조총련계)에서 어릴 적부터 배워온 가곡들은 거의가북한쪽 가곡이었습니다.

때로는 정치성이 짙은 가곡도 있었지요.언젠가는 남한의 예술성 있는 가곡들을 불러보겠다고생각했어요.

그는 6월의 한국공연을 앞두고 모든 공연을 중지한 채 자신의 장래를 생각하며좀더 깊이 있는 공부를 하기 위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주위의 많은 권유가 있어 이리저리 부산히 뛰어다니며 활동을 해왔었습니다. 그러나 조급히 너무 많은 활동을 하는 것보다는 내실있는 음악을 만들기 위해서는 충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서두르지 않고 더욱 성숙된 가수가 되고자 합니다.물가에 핀 수선화에 달빛이 비춰지는 태몽 때문에,월선,이라는이름을 갖게 된 그는 도쿄에서 2 2녀 중 차녀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피아노와 무용에 재능을 보였고 연극.무용.시 낭송 등으로 무대에 오를 기회가 잦았다.

다방면의 예술세계를 일찍이 접한 그가 오페라에 매력을 느끼게 된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하겠다. 그가살고 있는 도쿄 신주쿠에서 멀지 않는 게이오플라자 호텔에서 그와의 만남을 가졌다.

자그만한 채구와 큰 눈, 야무진 입매무새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먼저 한국(남한)에서 공연을 갖게 된 계기를 말씀해 주시죠.

항상 마음 속에 한국의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남북한 무대를 동시에 서는 연주가는 재일교포사회에서 거의 찾아볼수 없는 게 현실이지요. 저 역시 북한에서는 공연을 가진 바 있지만 남한에서는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한국오페라단의 박기현 단장의 권유를 받았고 남한의 무대에 서고 싶다는생각에 출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리사이틀을 통해 남북한 가곡을 소개하기는 했지만 직접 한국 오페라 무대에 선다는 것은 더욱 의미 있는 일이지요. 한국에는 좋은 가수가 많은 것으로 압니다.

그들과의 교류가 이루어졌으면 좋겠고 무엇보다도 먼저 이번 공연이 성공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어요

요즘 공연활동은 어떻게 하고 계십니까?

최근에는 공연을 최대한 줄이고 있습니다.

충전기를 갖기 위해서죠. 6월 한국공연에 대비해 성대 조절도 하고 기술적인 면도 보층하는 등 연습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카르멘, 공연에 필요한 플라멩코도 배우고 있죠. 어려서부터 무용을 하긴 했지만 좀더 본격적인 연습이 필요할 것 같아 스페인의 플라멩코 선생 밑에서 레슨을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