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달러에 담은 `고려 산천 내사랑' 


(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 "남이나 북이나 그 어데 살아도 다 같이 정다운형제들 아니던가. 동이나 서나 그 어데 살아도 다 같이 그리운 자매들 아니던가. 산도 높고 물도 맑은 아름다운 고려 산천 내 나라 내 사랑아"

재일동포 소프라노 전월선(45)씨가 부른 노래 `고려 산천 내 사랑'을 작곡한 재미동포 노광욱 박사(81)가 고국을 향한 애틋한 정성을 `아름다운 재단' 앞으로 꾸준히 보내오고 있어 화제다.

15일 아름다운 재단에 따르면 노 박사는 이 재단 박원순 상임이사 앞으로 보내온 새해 신년 편지와 함께 기부금으로 써달라며 300달러짜리 수표 한장을 동봉했다.

북한 남포에서 태어난 노 박사는 한국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남과 북, 어디에도정착하지 못하고 미국으로 떠난 지식인.

그는 1943년 서울에서 `반(反) 일제 음악가 동맹'을 조직하는 등 반일.독립운동을 펼쳤지만 해방공간의 좌.우 대립 속에서 중도파를 고집하다 1953년 도미했고 미국에서 치과의사로 변신했다.

노 박사는 `산 높고 물 맑은 아름다운 고려 산천'을 꿈에도 잊지 못했고, 1986년 미국 한인 작곡 발표회에서 `고려 산천 내 사랑'을 작곡해 발표했다.

이 곡은 당시에는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남과 북에서 동시에 공연을 가진 최초의 재일동포인 소프라노 전월선씨가 부르면서 `민족의 노래'로 재평가 받게 됐다.

전월선씨는 1985년 평양에서 열린 세계음악제에 초청돼 당시 김일성 주석 앞에서 북한 가곡을 부른 소프라노.

전씨는 1994년에는 `서울 정도 600년'을 기념해 예술의 전당에서 오페라 `카르멘'을 열연하는 등 남과 북을 오가며 교량 역할을 해오다 2001년 최초의 남북 가곡모음집을 내면서 `고려 산천 내 사랑'을 세상에 처음으로 알렸다.

아름다운 재단 관계자는 "노 박사가 몇년 전부터 수백달러씩의 기부금을 아름다운 재단에 해마다 전달해왔다"며 "여든을 넘긴 노 박사의 따뜻한 고국사랑이 이웃들에게 널리 퍼졌으면 한다"고 말했다.